우리는 3월에 만나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4월에 조심스럽지만 신중하게 만남을 시작해서
5월에 양가 인사드리고 결혼 준비를 시작했다
사실 짝꿍 그니가 직진박력연하남이기도 했지만, 사귀자는 고백을 청혼처럼 해버린 이유인 건지 어째서인지 모르겠는데 서로 직감적으로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하겠구나, 이 사람이다'를 느끼고 나서 수만 가지를 고민하고 생각하고 만남을 시작해서인지 시작부터 현재까지도 모든 진행이 순탄하지는 않지만 속전속결이다.
모든 진행과 과정이 빠르다 보니 근황을 전할 때 와르르 얘기하게 되니까 주변에서는 너무 빠르지 않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고, 평생 안 그래 왔던 너희가 그렇게 결정했음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며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근데 그 와중에도 양가 부모님 포함해서 너네 사고 쳤냐는 질문은 1도 없었다. 왜지?) 그 모든 이가 우리를 본인 일처럼 생각해서 해주는 말이니 다 귀하게 듣고 충분한 이유를 설명해주고자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 타박하는 듯한 말을 듣고 나니 그 후로는 주변에 근황 전하기에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코로나가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 만나지 못하는 지인들이 많아졌고, 안녕! 잘 지내니? 나는 결혼 준비해!라는 이야기를 툭 던지기에는 혹여나, 절대, 그런 의미가 아닌데 '이런 시국이지만 난 결혼하니까 슬슬 밑밥 깔게, 내년 결혼식에 축의금이나 주고 가'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질까 봐 너무나도 겁이 났다.
변명으로 들릴 수는 있겠지만... 우리는 교제 시작과 동시에 결혼 준비를 시작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 단계 개편이 되고, 확진자가 연일 치솟아 4단계로 바뀌며 지인과의 약속을 만들지 못했고, 최우선으로 양가 어른들께 인사드리고 소개시키고, 이어서 치솟아 오르는 집값으로 인해 신혼집을 구해 인테리어를 하는 등 이벤트가 계속 발생되어서 주변에 연락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ㅠㅠ..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퇴근과 동시에 너무 많은 일들을 겪어야 했다. 코로나가 제일 나빠.
뒤늦게 소식과 그 과정을 전하는 어려웠던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줘..라고 조심스레, 한 자 한 자 내 진심을 꾹꾹 담아 소중한 지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와 동시에 블로그 소개글을 적어본다.
이렇게 주절주절 나근이네의 시작을 어디부터 적어나갈까 고민하면서 사진첩을 뒤적여봤는데 블로그 포스팅의 시작은 양가 인사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5월부터 시작해본다.
매년 음력 3월 12일은 할아버지 생신, 음력 3월 13일은 울 아빠 생신이시다.
2021년 올해는 4월 24일이 아빠 생신이어서 막둥이랑 상의해서 앙금꽃떡케익을 주문해서 용돈을 박아 넣었다. 둘째는 미취업자니까 깍두기로 그냥 선심 써서 삼남매로 적었음 (잘해라)
천안에서 픽업 예정이었고 고퀄리티를 찾고 또 찾아서 후보군 4개 중에 하나를 결정해서 예약했다.
블로그랑 인스타에 #천안앙금플라워 검색해서 뒤졌고 고심해서 결정한 업체명은~
#플라워케이크풍경 #반전용돈케이크 #서프라이즈케이크
카톡으로 예약상담 진행해서 1호 사이즈로 했당.
원하는 디자인을 골라서 레터링 문구 전달드렸고 꽃 색도 원하는 대로 요청드렸는데 너무너무 예쁜 결과물이 나왔따....!!
용돈은 넣을 만큼의 돈 정해서 포함해서 입금하면 된다. #현금영수증가능
아참, 1호 케이크는 20장까지 들어간다고 하니까 권종은 알아서 배치해서 뽑을 맛 나게 20장 최대로 넣어보자.
케이크 맛은 젊은이들의 입맛까지 훔치기 가능한 맛이었다.
앙금은 달고 백설기는 백설기라서 앙금 양으로 단맛 조절해서 먹기 가능.
용돈 들어가야 하는 공간이 꽤나 커서 떡의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많이 먹고 싶다면 2호 이상으로 주문하세요!!
남자 친구 소개도 겸사겸사 해서 한정식집(두정동 큰댁)도 예약해서 축하축하합니다~ 하고 밥먹었당.
엄마 평은 깔끔하니 잘 나와서 좋다고 하셨당
나는 소량으로 찔끔 나오니 조금 아쉬웠어.. 대식가에겐 그냥 무한리필 구이 집이 최고인 것이다.
나는 아빠를 성격도 외형도 똑 닮았는데, 후에 그니한테 듣은 바로는 정말정말 똑같았다고 한다.
처음에 낯가리고 경계하는데 금방 풀려서 이것저것 내주고 챙겨주고 하는 게...ㅋㅋㅋ
처음엔 너네가 지금 콩깍지가 씌어서 좋은 면만 보고 마냥 좋을 수도 있다~라는 식으로 선 긋더니 십 분도 안 지나서는 먹을 거 챙겨주고 좋은 말만 함.. 허 참 증맬.. 나한테 그니가 나보다 어리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미리 혼도 냄 (내 아빠 맞지???)
식사 후에는 할아버지 면회 예약도 해서 그날 하루에 그니는 우리 집 어른들을 다 만나 뵈었다.
결과적으로 우리집 식구들.. 그니 첫 만남부터 어디서 본 듯 익숙하고 서글서글한 게 너무 마음에 들어 하셨고 지금은 나는 나간 자식이고 그니는 아들이 되어버렸다..? (서운하다 서운해)
5월 8일 어버이날에는 그니의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갔다.
첫날은 그니 친구들 보고 부산 구경하고 쉬고 다음날 점심을 그니네 부모님과 함께했다.
앙금케익에 이어 또 블로그랑 인스타 뒤져서 미리 예약해서 준비한 #달콤소쿠리 #과일바구니 우드트레이 S
과일도 고급 과일이고 생화도 어버이날에 맞게 카네이션으로 달아주셨는데 진짜 너무 예쁘고~
나중에 맛보신 후기는 달고 맛있었다고 하셨다.
그니네 부모님은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봐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나는 5분 만에 딸이 되어있었다.
식사 중에도 내가 챙겨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더 챙겨주시고 많이 먹으라고 해주시고 너무 편하게 잘 대해주셔서 나도 첫 만남에 카페 가는 길에 아부지 건강 생각해서 담배 끊으시라며 잔소리까지 해버렸다...! 나중에 손주 안 안겨드릴 거라며 엄포도 놓음(첫 만남부터 맹랑한 예비 며느리)
어무니 아부지가 그니보고 나한테 잘하라고 잔소리까지 하셨다 흐흐히히
(어버이날 이후에 어머니께서 신점?신수?뭐라셨더라..암튼 매해 보시는 곳에 가셔서 보셨는데 둘이 잘 맞고, 내년에 결혼운이 둘 다 들어와 있고 무엇보다 그니가 ★처복★이 있다 하셨단다.)
사진에는 다 안 담겼는데 그니는 우리 집에 소고기 들고 인사드렸고, 나는 전통주와 과일을 준비했다. 그니네 부모님께서 술을 즐기셔서 좋아해주셨당
이번 추석은 각 집에서 보내기로 해서 못 찾아뵙고 명절 지나서 전화드렸는데 그니랑 통화하실 때의 목소리랑 나랑 통화하실때 목소리가 아주 다르시다며 그니도 끊고 나서 귀엽게 투덜댔다
이렇게 감사하게도 양가에서 모두 환영하는 아들딸이 되어서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결혼 준비 요이땅~!
'결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Wedding]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홍대점 내돈내산 가전졸업과정(견적,계약부터 설치까지) 솔직후기 (0) | 2021.11.08 |
---|---|
[Wedding] 수원 인기 결혼식장 간략 비교 정리 (21년 5월. 검색기준) (0) | 2021.11.08 |
[Wedding] 마ㅇ셀ㅍ웨ㄷ 웨딩박람회 솔직후기(광고아님) (0) | 2021.11.05 |
[Wedding] 대가없이 적어내는 21년 5월 기준 수원 호텔식 결혼식장 홀투어/결혼 첫 준비 꿀팁 (No홍보) (0) | 2021.11.05 |
[Wedding] 결혼준비 시작과 21.05.15. 수원웨딩박람회 솔직후기 (홍보아님,긴글주의) (0) | 2021.11.05 |
댓글